
팀푸의 전통시장을 둘러보았다.
국경과 인접한 인도에서도 많이들 들른다고 하였다.
가이드에 따르면 부탄은 국가에서 농약과 살충제 사용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어,
지역 농산물은 모두 유기농법으로 재배되어 깨끗하고 믿고 먹을 수 있다고 하였다.
부탄 음식에서 빠질 수 없는 쌀, 그 중에서도 반만 도정한 붉은 쌀을 많이 사용한다.


아마 가장 인기있는 야크 치즈가 아니었을까 한다.


피클류, 수기로 쓴 레이블이 인상적이다. Drukair 탑승권도 수기로 적어 주었었는데, 부탄 사람들이 필기체를 좋아하는가보다.

부탄 음식에서 또 하나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고춧가루!
많은 음식들이 매콤하다. 한국 음식보다 고춧가루를 더 많이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부탄인들이 도마 파니를 많이 씹어서 미각세포(taste bud)가 많이 파괴되어 매운 음식을 더 많이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맵다는 감각은 미각세포로 느끼는 것이 아니라 통각세포를 통해 느끼는 것이다.
아마도 매운 맛에 어릴 때부터 길들여져서 어지간한 통각은 참을 수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매운 맛을 잘 먹게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부탄에서는 고사리를 엄청 많이 먹는다.
특히 봄철에는 고사리와 아스파라거스가 대표적인 반찬재료인데, 고사리는 말리지 않은 녹색의 어린 줄기를 그대로 요리에 사용한다.



건강에 좋다며 가이드가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Cordyceps Tea. 고가에 판매되고 있고 부탄에 오면 꼭 사가야 할 기념품이라고 한다. 한약 등에 별로 관심이 없어 사지는 않았으나, 여행사 사장님 집에 초대되었을 때 이 차를 대접해 주셨다.
Cordyceps는 주로 곤충에 기생하는 약 400종의 곰팡이들이 속한 속(Genius)의 이름으로, 국내에서 알려진 동충하초는 Cordyceps sinensis가 박쥐나방과(Hepialidae) 곤충의 유충에서 기생하여 자란 자실체와 유충의 몸체를 함께 일컫는다. 좋다고 믿고 마시면 위약 효과라도 있긴 있을 듯하다.


그리고 바로 아래 사진들은 도마(Doma) 내지 도마 파니(Doma Pani)의 재료들.
부탄인들의 껌이라고 해야 할까? 담배를 대체할 정도의 강력한 중독성을 자랑하는 주전부리.
먹는 것은 맞는데 음식이라고 할 수는 없고, 심심할 때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으면서 무료함을 달래는 일종의 씹는 담배라고 하는 게 맞겠다.
마약, 알코올, 담배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중독성이 강하다는 아레카 넛트(Areca nut)가 주재료이다.
베텔(Piper betel)잎에 츄니(tsuni)라는 라임을 뿌리고 아레카 넛트(Areca catechu)를 넣어 잎으로 싸서 입에 넣고 씹는다.
많은 이들이 베텔넛이라고 알고 있는데, 베텔은 아레카 넛트를 싸는 잎을 말한다.
부탄말로 아레카 넛트를 “도마”라고 하고, 베텔잎을 “파니”라고 해서 도마 파니로 알려져 있다.
혹은 간략하게 도마.
중앙아시아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간혹 부탄의 승려복처럼 짙은 오렌지색으로 물든 입술을 가진 사람들을 기억하는가?
그 색이 바로 이 도마를 씹으면 나오는 색이다.
부탄인들은 만나면 “도마 제스(Doma Zhes)”라고 말하며 잎으로 싼 도마를 건네거나 모든 재료가 들어가 있는 봉지를 건네주며 인사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결혼식장에서 하객들에게 기념품으로 나눠주기도 하고,
저녁을 먹은 후 후식으로 나눠주기도 하고,
절에 가면 승려들이 나눠주는 경우도 있고,
친구들끼리 선물로 주기도 하고,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끼리 인사만 하기 섭섭한 경우에 건네기도 하는 등
도마를 씹는 행위는 부탄인들의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이지는 않아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듯하다.
부탄 사람들은 도마를 씹음으로써 설사를 방지하고 추운 겨울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도마는 구강벽면, 잇몸, 치아 등을 상하게 하고, 상당히 자극적이기 때문에 아침에 빈 속에 씹게 되면 설사를 하기도 한다.
식도와 위의 궤양뿐만 아니라 가장 심각한 문제는 도마가 발암 성분을 함유하여 도마를 씹는 행위로 인해 구강암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탄은 두경부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세계 2위이고, 두경부암이 부탄에서 가장 흔한 3종의 암 중 하나이다.
그러나 이 도마와 구강암과의 연관성이 2000년대에 들어와서 제기되었기 때문에 최근들어서야 발암 위험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한 것 같다.
부탄뿐만 아니라 대만, 인도, 중국 등 주변 국가들에서 오랜 시간 동안 이 도마를 씹는 행위가 지속되어 왔고, 어린 아이일때부터 계속 해 왔으며, 도마 자체가 중독성이 강한 만큼 이의 위험성을 알고 있더라도 끊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두통, 불면증과 같은 금단증상까지 겪을 수 있다.
이 정도 되면 약으로 분류해서 관리해야 할 것 같은데, 담배도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상황에서 도마까지 금지하면 많은 사람들이 술에 의존할 가능성도 있을테니 관리가 쉽지는 않을 듯 해 보인다.
한 시니컬한 부탄의 시민이 필명으로 제보한 글 – 링크
부탄의 도마 파니 문화에 대한 역사적 고찰 자료 – 링크
가이드가 시장에서 도마를 어떻게 준비하는지를 설명해 준 영상으로 간략한 영상을 또 만들어보았다.
초상권 침해 규정에서 목소리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몰라서, 일단 목소리 피치를 조정했음.